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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겨울
서평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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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자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자

서명 : 별자리 이야기

글쓴이 : 김영주(울산대학교 아동가정복지학과 교수)

저/역자 : 조앤 힌즈 글/츠아오 위 외 그림/승영조 옮김

출판사 : 승산

2003-06-30 / 64쪽 / 7000원 / 독자대상 : 고

며칠 전 여행지에서 과학박물관을 방문하였다가 별에 관한 체험을 하였다. 반쯤 누운 자세로 반원형의 천장에 박힌 별을 바라보며, 별의 기원, 별에 관한 여러 가지 과학적 사실들을 보고 듣는 것이었는데, 다 끝나고 남는 것은 단지 처음 시작할 때의 소개 말이었다. ‘밤하늘의 별이 몇 개나 될까? 그건 아무도 몰라’라고 하는… … 또 들어가는 입구에 전시된 그림에는 먼저 지구의 한 곳에 불이 들어와 내가 있는 곳을 알려주고, 그 다음에는 태양계가 그려져 있고, 지구에 해당하는 별에 불이 들어와 나의 위치를 알려주고, 그 다음에는 태양이 속한 은하가 그려져 있고, 태양계에 해당하는 곳에 불이 들어오고… … 맨 나중에는 우주에서 태양계가 속한 은하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이를 보다보니 나는 정말 이 큰 우주에서 먼지처럼 작은 존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별을 본다. 하지만 별을 보면서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것을 기억하지는 않을 것 같다. 별을 보면서 내가 우주의 아주 작은 존재임을 생각하기 보다는 우주가 나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느끼고 내가 주인공인양 여길 것이다. 어른인 나부터도 그렇다. 별을 볼 때 만큼은 지구를 중심으로 별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 별에 이름을 붙이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별들 사이에서 별자리를 찾고 그에 관련된 멋진 그림과 이야기를 찾아낸다. 도서출판 승산에서 펴낸 『별자리 이야기』는 별들에 관한 그림과 이야기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영재과학 시리즈 천문학편의 하나로 씌어졌지만 과학적 지식을 설명하는 책이라기 보다는 이야기를 전하는 문학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별자리가 생긴 유래에 관한 이야기가 본위(本位)이고, 그에 관한 과학적 설명이 조금씩 곁들여져 있다. 예를 들면, 용자리나 처녀자리에 얽힌 이야기를 실은 쪽에 용자리의 별에 관한 과학적인 설명을 하는 것이다. 혹은 이야기의 내용과 관련이 없는 별에 관한 과학적 상식을 각 쪽에 끼워 넣었다. 얼핏 보면 산만해 보일 수도 있는 편집이지만 이야기를 중심으로 과학적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읽는 아이들이 재미있게 별에 관한 이야기와 상식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와 관련지어져 있어 책을 읽는 아이들이 보다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어 할 것이다.
이처럼 이야기를 중심으로 과학적 사실을 전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적합한 방식이라고 여겨진다. 아이들은 재미있지 않으면 책을 읽지 않는다. 우선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책을 권하고, 그 안에 어른들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지식이나 논리적인 것들을 끼워 넣으면 아이들은 재미있게 책을 읽으면서도 책을 통하여 지식을 얻을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별을 보는 법, 별자리를 찾는 법을 먼저 소개하고 있다. 제일 눈에 잘 띄는 큰곰 자리를 찾아낸 후, 북극성을 찾고, 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다른 별자리들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이와 함께 천체 망원경을 가지고 보는 법이 아니라 맨 눈으로 별자리를 보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가장 잘 알려진 큰곰 자리를 필두로 작은곰 자리, 용 자리, 세페우스 자리, 카시오페이아 자리 등에 관한 총 15개 별자리 이야기를 하고 있어 보다 쉽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별자리 이야기 맨 마지막에는 별자리 찾기를 취미 생활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산책하면서, 차를 타고 여행하면서, 춥지 않을 때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별자리를 감상해 볼 곳을 권하고 있다.
별자리 이야기 다음에는 우리 나라를 기준으로 한 별자리 목록을 계절별로 수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사계절 내내 볼 수 있는 주극성 별자리를 소개하고, 봄에 볼 수 있는 별자리, 여름에 볼 수 있는 별자리, 가을의 별자리, 겨울의 별자리와 높은 산에서 보이는 별자리 목록이 소개되어 있다. 별자리 목록 다음에는 낱말풀이가 되어 있는데 주로 광년, 블랙홀, 성단과 같은 과학 용어가 풀이되어 있다. 또한 더 자세히 별에 대해서 알아 볼 수 있는 저자의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도 소개되어 있어, 이 책을 읽고 별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깊이 탐구해 보고 싶은 독자들의 욕구에 부응하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주로 서양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 기초한 별자리가 소개되어 있다는 점이다. 물론 캐나다에서 잡지 출판을 주로 해 오고 현재 프리랜서로 멀티미디어에 관한 일을 하고 있는 조앤 힌즈의 작품을, 그 동안 『우리 몸 속 이야기』, 『초등학교 수학 이렇게 가르쳐라』, 『무한의 신비』, 『물리 열차를 타다』 등을 번역해 온 승영조가 번역한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아마추어 천문학회의 회장이고 충남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겸임 교수인 이태형이 감수한 책이므로 우리나라 별자리에 대한 소개가 있으면 더 좋은 책이 되었을 법한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 이 책의 마지막에 덧붙여져 있는 우리나라에서 보는 별자리에 대한 소개와 함께 우리나라의 별자리 이야기를 담았다면 더 없이 좋은 책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를 테면 이 책의 대부분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 기초한 서양의 별자리 이야기만 소개되어 있는 점이 아쉽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 민족의 경우 은하수(銀河水)라고 부르는 것을 서양에서는 우유의 길(Milky way)라고 부르는 것은 민족적 감수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우리 조상들은 희뿌연 별무더기가 띠를 이루는 것을 보고 강을 연상한 반면, 서양 사람들은 우유의 길이라고 본 곳은 민족적인 정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또 우리 조상들은 국자로 본 북두칠성을 서양 사람들은 큰곰으로 본 것 또한 두 민족이 처한 환경과 그에 적응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견우성과 직녀성으로 본 별을 서양사람들은 독수리와 거문고로 본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 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의 별자리 이야기를 덧붙이지 않음으로써 이러한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민족이 처한 환경과 적응 방식, 그에 따른 민족적 감수성에 기반한 우리의 별자리 이야기 없이, 서양의 이야기에 기초한 별자리 이야기만 아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주요 독자인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나는 어릴 적, 몸의 점을 연결시켜가며 내 몸에서 북두칠성을 찾았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별이 치마폭으로 쏟아지는 꿈을 꾸고 잉태하여 태어난 아이의 몸에 실제로 북두칠성 별자리가 점으로 새겨져 있었고, 후에 그 아이가 성장하여 위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읽고 그랬었던 것 같다. 어린 나는 몸에 있는 작은 점까지 합쳐서 억지로 북두칠성을 만들고, 나도 훌륭한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이러한 문학이 주는 희망과 도전을 서양의 별자리 이야기를 통해서도 우리 아이들이 얻을 수 있을까? 밤하늘의 희뿌연 별들의 띠를 보고 강을 연상하고, 그 강을 건너는 돛대도 없는 하얀 쪽배를 탄 것 같은 심정을 서양의 별자리 이야기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을까? 음력 칠월 칠석만 되면 가까워지는 견우성과 직녀성의 안타까움을 독수리자리 이야기와 거문고자리 이야기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을까?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통해서 주어야 할 것은 바로 위에서 말한 것들이라고 생각된다. 우리 민족의 자연 환경과 적응 방식에 기초한 민족적 감수성, 또 이를 통한 문학적 감동과 희망. 이런 것을 아이들에게 주기 위해서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줘야 하는데, 이 책에는 그것이 부족하다. 이러한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서는 쉽게 외국 책을 번역하기보다는 우리나라의 이야기를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채록하여 발굴해 내는 어려운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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