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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겨울
서평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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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가장 위험한, 그리고 가장 위대한 달 탐험의 이야기

가장 위험한, 그리고 가장 위대한 달 탐험의 이야기

서명 : 플라이 투 더 문

글쓴이 :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

저/역자 : 저자 _ 마이클 콜린스 역자 _ 최상구

출판사 : 뜨인돌

2008-10-01 / 240쪽 / 11000원 / 독자대상 : 고

우주개발에서 가장 역사적인 순간은 언제일까? 1957년부터 시작된 인류의 지구 탈출은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으로 그 정점을 이루었다. 당시 미국과 소련은 양국의 자존심을 걸고 달을 향한 레이스를 펼쳤으며 이 치열한 과정에 우주비행사 4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도 저자가 “(나와 함께 선발된) 14명의 우주인 가운데 세 명은 지구를 돌았고 세 명은 달의 궤도까지만 갔다 왔으며, 네 명은 착륙했고, 네 명은 목숨을 잃었다. 그러고 보면 지금까지 나의 삶에는 많은 행운이 있었던 듯하다” (36쪽)고 밝힐 정도로 당시 우주비행사들은 목숨을 건 모험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안전한 임무로 생각하고 있는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임무 또한 당사자인 저자는 “나는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을 시도할 가능성을 50퍼센트 정도로 예상했다”(166쪽)고 밝힐 정도로 무모하면서도 위험한 비행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달에 발자국을 찍은 지 49년이나 지난 지금 인터넷에서 달 착륙이 조작되었거나 가짜라는 이야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달 착륙은 옛이야기가 되었다. 이렇게 인터넷 매체의 영향이 큰 청소년들 사이에 달 착륙이 가짜라는 이야기가 당연시 될 정도로 20세기 인류의 가장 큰 사건 중 하나인 달 착륙에 관한 제대로 된 정보, 특히 관련 서적을 국내에서 찾아보기는 그동안 힘들었다. 단편적으로 소개된 전문서적은 있었지만 달 착륙에 관련된 우주비행사가 직접 쓴 책이 번역되기는 이 책이 유일한 듯하다. 그동안 우주왕복선이나 지구 궤도의 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한 우주비행사가 쓴 책은 번역되었지만 달 착륙과 관련된 우주비행사의 책은 너무 낡은 이야기로 취급되어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우리나라에서도 우주비행사가 탄생하게 되었고 일종의 ‘우주붐’을 타고 관련 서적들이 출판되었는데 그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책이 『플라이 투 더 문』이다. 우주비행을 했거나 항공우주 전문가가 필진의 대부분인 외국서적과 달리 전문 작가들에 의해 집필되는 국내 우주관련 서적은 충분한 감수를 거치지 않아 과학적 오류가 많은 것이 흠이다. 쉽게 읽힐 수 있는 책도 중요하지만 과학도서가 가지는 생명인 정확한 내용이 국내서적에서는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먼저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저자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폴로 11호의 선장이자 달에 처음으로 발자국을 찍은 닐 암스트롱이나 두 번째로 착륙한 버즈 올드린이 아닌,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갔지만 달에는 착륙하지 못한 세 번째 우주비행사인 마이클 콜린즈가 저자이다. 당시 아폴로 우주선에는 3명의 우주비행사가 탑승하였는데 이 중 2명은 달착륙선을 타고 달에 내릴 수 있지만 나머지 1명은 사령선이란 우주선에 남아 달 궤도를 돌며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를 기다리게 된다. 따라서 아폴로 11호부터 17호까지 사고가 난 13호를 빼고 나면 모두 6대의 우주선으로 18명의 우주비행사가 무사히 달에까지 갔지만 이 중 12명만이 달에 직접 착륙하였고 나머지 6명은 사령선에 남아 달 구경만 하고 돌아온 것이다. 달에 두 번째로 착륙하여 불운한 우주비행사로 여겨지는 버즈 올드린보다 어찌 보면 더욱 불운한 우주비행사로서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도 않은 아폴로 11호의 사령선 조종사인 마이클 콜린즈 우주비행사가 이 책의 저자인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을 펼치는 순간 가장 먼저 이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우리가 생각하듯 그는 불운한 우주비행사일까? 마이클 콜린즈는 달에까지는 가지만 달에 착륙할 수 없다는 자신의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책에서 그의 답은 의외였다. 콜린즈는 “자신이 맡은 사령선 조종은 매우 전문적이고 익히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 아폴로 계획에서 절대 제외되지 않는 안전한 보직”(150쪽)으로 표현했다. 더 나아가 콜린즈는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달에 착륙하고 혼자 사령선에 있는 동안 “세상에서 가장 높은 달이라는 산에 도전하는 두 명의 등반가는 컬럼비아(사령선의 이름)라는 베이스캠프가 있기에 안심하고 등정할 수 있는 것이다”(200쪽)라고 생각할 정도로 자신의 임무에 자부심이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오로지 1등만을 강요하는 밀림과 같은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조용히 수행해 내는 콜린즈의 이야기는 그래서 미국 국회도서관에서 선정한 올해의 청소년 도서가 된 듯하다.
필자의 경우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비행사들을 여럿 만나보았지만 모두 이웃집 아저씨처럼 편안하며 늘 긍정적이었듯, 이 책을 통해 콜린즈 또한 매우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우주비행사임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비행장 근처에서 비행기를 보며 자란 한 소년이 어떻게 달 주위를 비행하는 우주비행사로 성장했는지 그 과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우주비행사에 지원해 재수한 경험과 훈련과정, 운동 중에 다치는 바람에 아폴로 8호의 승무원에서 탈락한 후 최초 달 착륙 임무를 부여받은 아폴로 11호의 승무원으로 교체되는 행운을 차지하는 과정들이 언급되어 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우리나라 이소연 우주비행사의 훈련내용과 우주개발 초기 우주비행사들의 훈련을 비교해 보는 것이다. 우주비행이 여행에 가까울 정도로 일상화되어 있는 현재의 우주비행사 훈련과 달리 우주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았던 우주개발 초기 우주비행사들은 극한에 가까운 테스트를 받아야만 했다. 그렇다고 훈련이 그렇게 못 견딜 정도로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콜린즈가 밝힌 정글에 비상착륙할 경우를 대비한 서바이벌 훈련 중 재미난 에피소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정글을 헤치고 들어갔는데 놀랍게도 정글이 텅 비어 있었다. 매뉴얼에서 읽었던 고슴도치나 멧돼지와 들쥐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새가 지저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밤이 되면서 처음으로 찾아든 손님은 모기였다. 정글 한가운데서 쫄쫄 굶으며 모기와 싸우고 있으니 초라하기 이를 데 없었다.”(56-57쪽)

우주비행가가 쓴 책답게 현장에서 직접 겪은 우주비행사만이 들려줄 수 있는 숨은 이야기들도 있다. 그 중 몇 가지만 소개해 본다.

“(우주복안에서) 호흡을 하기에 공기가 없다고 느낄 때면 헬멧의 바이저를 올리곤 했다. 우주공간에서 바이저를 올린다는 것은 목숨을 잃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그 습관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84쪽)

“(무중력이라) 잠결에 손으로 계기판의 스위치를 잘못 눌러서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내가 편하게 잘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였다. 할 수만 있다면 손을 입에 넣어두고 싶을 정도였다.”(123쪽)

“(달)착륙에는 성공했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이글호가 착륙한 지점이 어디인지를 휴스톤은 물론이고 닐과 버즈 자신들조차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나는 궤도 비행을 계속하면서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매번 허사가 되고 말았다.”(199쪽)

가장 재미난 대목은 달에서 귀환 후 지구를 위협할 정도로 혹시 위험한 달 세균이 월석에 묻어 있을지도 몰라, 안전을 위해 무균 상태의 쥐로 실험을 했다고 한다. 만약 이 쥐들이 월석 상자 안에서 죽었다면 월석은 물론 아폴로 11호의 우주 비행사들은 영원히 격리되었을 것이고 인류는 위험할 뻔 했다.전문용어가 많은 번역 책은 보통 눈에 거슬리는 용어 번역이 많은데 이 책의 경우 매우 매끄럽게 읽힐 정도로 번역이 훌륭하다. 단, 옥에 티가 있다면 온도인 화씨를 섭씨로, 우주총의 연료인 질소를 수소로 오역한 것과 우주비행사의 경험담답게 우주비행의 묘사에 지나치게 치중하고 있어, 영상세대인 청소년들에겐 이해를 돕는 자료로 관련 삽화나 사진을 곁들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한 편의 우주영화를 보듯 재미있게 이 책을 읽었다. 이제 곧 우주여행용 우주선도 등장할 예정으로, 일반인도 쉽게 우주로 갈 수 있는 우주 여행시대가 올 것이다. 우리도 콜린즈가 말한 무중력과 우주에서 보는 아름다운 별빛을 곧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우주 여행비용이 2억 원 내외로 비싼 것이 조금(?) 흠이다. 혹 우주여행을 위해 지금부터 적금이라도 들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먼저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훌륭한 우주여행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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