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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겨울
서평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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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화중심의 지역 발전 논리를 대표한다

문화중심의 지역 발전 논리를 대표한다

서명 : 도시와 창조 계급

글쓴이 : 유승호 강원대학교 영상문화학과 교수

저/역자 : 저자 _ 리처드 플로리다 / 역자 _ 이원호 외

출판사 : 푸른길

2008-09-10 / 231쪽 / 15000원 / 독자대상 : 고

이 책을 말하기 전에 이 책에 앞서 출간된 책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먼저 글을 풀어야 할 것 같다. 2002년 아마존에서 우연히 멋진 제목의 신간을 봤다. 『The Rise of Creative Class』. 사회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문화산업을 공부하고 창의성과 지역발전에 관심 있었던 필자에게 그야말로 단박에 사고픈 책이었다. 속달로 배달주문을 하고 받자마자 그 두꺼운 책을 내리 다 읽었다. 책 내용도 참신했다. 그 당시 출판자문을 하고 있던 전자신문에 출간하라고 다그쳤고 그래서 전 세계에서 한국에 가장 먼저 번역 소개되었다. 그리고 책은 사회과학 서적 치고는 잘 팔렸다. 그리고 나서 전 세계에 플로리다의 창조계급 바람이 불었다. 『창조계급의 부상』에서 플로리다는 창조계급의 시대가 도래했고 이들이 지역을 선택하며 창조계급이 부상하는 지역이 성장도 가능하다는 주장을 했다.
『창조계급의 부상』이 출간된 3년 뒤 『The Flight of Creative Class』란 책이 나왔다. 앞의 책이 미국의 사례를 주로 다룬 것이라면, 뒤의 책은 세계의 국가별 비교를 첨가하여 창조계급의 부상과 그 의미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또 거의 동시에 『Cities and the Creative Class』란 책이 나온 것이다.

『도시와 창조계급』이란 책을 이야기하면서 앞의 책을 말하는 이유는 바로 이 책이 가지는 특성과 한계가 앞의 책들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필자가 밝히고 있듯이 『창조계급의 부상』이란 책이 출간된 후 많은 논의와 비판이 있었기에 그에 대응하고 자신의 논지를 정리하고자 『도시와 창조계급』이란 책을 펴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도 이 책은 플로리다가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창조적 자본론에 앞부분을 많이 할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회적 자본론과 창조적 자본론은 다르며, 사회적 자본론은 자칫 관용이 없는 폐쇄된 공동체로 흐를 가능성이 있으며, 반면 창조적 자본론은 미국의 개인주의와 가족해체의 흐름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이자 인재지원의 틀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회적 자본을 주장하는 학파의 거센 비판을 의식한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배타적이고 긴밀히 연계된 공동체가 유리하다고 생각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이론가들은 그런 긴밀한 연대가 오히려 손해라고 주장한다. 사회적 자본은 실제 두 가지 방향으로 모두 작용하며, 종종 그러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소속감과 공동체를 강화시키는 반면, 그만큼 새로운 참여자를 막고 진입장벽을 세우며 혁신을 지체시킬 수도 있다...한 집단의 구성원을 도운 바로 그 강한 연대가 외부인을 배제하기 위해서도 작용한다”(49쪽) “그래서 사회적 자본이 지역의 경제 성장을 초래한다는 어떤 증거도 발견할 수 없다”(68쪽)고 주장한다.

사회자본론이 지역성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극단적인 비판이다. 물론 이러한 비판은 사실 한계를 갖는다. 기존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는 것이 실제 ‘인과성’보다는 ‘유사성’을 더 강하게 보여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 그리고 대부분 상관관계 분석을 수행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 플로리다가 사회자본론에 대해 인과적 측면에서 극단적인 비판을 하고 있음은 그만큼 창조적 자본론에 대한 애정과 절박함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뒷부분은 자신의 기존 책에 있는 주장들을 실증적으로 좀 더 보강하는 수준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어메너티, 보헤미안, 게이 등 문화적 토양이 하이테크 인재들과 연계된다는 기존의 주장이 실증적 자료보완을 통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플로리다는 이제 문화중심의 지역발전 논리를 대표하는 논객이 되었고 전 세계를 돌며 특강과 컨설팅을 통해 지역발전에 자문하고 있다. 또한 미국 이민 정책에도 깊게 관여하여 인재시대의 논리를 이 책을 통해 떠받치고 있다. 역발전의 화두가 이제는 인력들이 지역을 선택하는 시대이고 그런 인력들의 변화된 코드를 지역사회가 읽어낼 때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존의 지역발전 논리가 지역중심이었다면, 플로리다는 개인강화individual empowerment와 체험경제로의 시대변화를 잘 포착하고 지역이 종속변수로서의 역할을 해내야 함을 역설하는 논리였다.
사회학, 지리학, 심리학, 공학, 경제학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각으로 문화중심의 지역발전 논리를 내세우면서 지역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동시에 모든 지자체가 재정을 긴축해야 하는 시기에 걸맞는 새로운 지역발전 논리를 갈망하던 지역들에 플로리다의 『창조계급의 부상』을 통한 주장은 단비와도 같은 논리였다. 거대 SOC가 아닌 훌륭한 레스토랑과 ‘카페테리아’, 거리 음악회와 게이들을 모으는 것만으로도 지역발전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재정긴축의 요구와 딱 맞아 떨어진 것이었다.

이러한 주장은 『도시와 창조계급』에서도 잘 드러난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전통적인 이유 때문에 이곳으로 이주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도시들이 주력하는 건설 부문, 즉 스포츠 스타디움, 도시고속도로, 도시 쇼핑몰 그리고 테마공원과 같은 관광 및 위락 지구 등은 실제로 창조 계급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하거나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 그들이 지역사회에서 구하는 것은 풍부한 양질의 경험, 모든 종류의 다양성에 대한 개방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창조적 사람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받는 기회 등이다.”(55쪽)

그러면서 이 책에서 플로리다는 향후 국가발전과 지역발전의 지향점도 제시한다. 창조경제의 등장은 전통적인 옛 가치체계가 탈물질적인 가치체계로 진화하게 한다.
소위 보헤미안의 시대이다. 창조계급의 지역은 젊고, 히피적이고, 이동성이 높고, 부유하고, 다원적이고, 쾌락적이다. 그러나 미국 내 어떤 지역은 여전히 전통적이다. 옛날 형태의 산업과 가족적 가치관, 느린 성장, 분노의 증가가 지속적으로 온존하는 지역이다. 이렇게 다른 부류의 사람들은 다른 종류의 신문을 읽고 다른 종류의 TV채널을 시청하고 생각도 다르다. 두 편은 점점 더 각자가 미국인다운 모습이며 다른 편은 위선적인 소수자라고 파악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강요하려 한다. 이런 분열이 미국사회에 전염되어 있다. 결국 이런 분열과 폐쇄성은 지역성장과 국가의 성장을 가로막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인도나 중국 같은 나라를 주시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 말한다.

그보다는 사회적 통합 메커니즘이 잘 확립되어 있고 사회의 모든 부분들로부터 창조적 에너지를 결집시킬 수 있는, 글로벌 인재들을 위해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 작지만 영리한 국가를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시점에서는 캐나다, 스웨덴, 핀란드,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가 유력한 후보들이다. 이들 나라들은 경제발전의 세 가지(기술, 인재, 관용)의 점수가 모두 높다. 개방적 사고와 관용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어 혁신과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나라들에 한국도 포함되길 기대해본다. 최근 새로운 ‘통합적 자유주의’라는 철학이 플로리다의 관용과 개발성에 기초한 통합적 창조경제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비록 앞의 책과 중복된다는 그래서 출판에 있어 상업적 의도가 더 크다는 학계의 비판이 있으나, 플로리다의 논의가 중요한 것을 다시 강조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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